2024 칸쿤여행 4일차_캐나다 한 겨울에 와서 살이 바짝바짝 타는 기분이란
2024.01.18
세상 한량 라이프를 즐기는 칸쿤 여행 중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한, 그냥 그 자체로 힐링인 이곳 칸쿤..
자고 싶으면 자고,
놀고 싶으면 놀고,
먹고 싶은면 먹고..
24시간 여왕벌처럼 지냈어요.
어쩜 이렇게 하늘이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바다는 반짝이는지..
아직 많은 나라를 여행해본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돌아다니면 돌아다닐 수록 저의 마음 속 우물도 점점 확장되는 기분이에요. 딱히 뭔가를 학습해서 견문이나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나라의 모습과 문화를 보면서 매번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제가 아이들에게 새로운 환경과 경험을 제공해주려는 궁극의 목적은 바로 이 점이에요.
만약 한국에서 다들 그러하듯, 다들 하니까, 학원 뺑뺑이만 죽어라 돌면 이런 풍부한 감성과 경험, 추억을 남길 수 있을까? 싶었기에 어릴때부터 말레이시아 한달살기, 필리핀 3개월살기, 캐나다 살기 등을 실제로 실현해 오고 있습니다.
선베드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 아이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수많은 생각에 잠깁니다.
여기선 멍때리며 생각하는 일 밖에는 할 게 없어요. 그냥 그 자체가 지난 날들의 힘듦을 보듬어주니까요.
나름 큰 돈을 들여서 캐나다라는 나라에 호기롭게 도전했는데, 캐나다의 삶은 마치 80년대의 한국처럼 불편함이 많네요. 생활비는 한국보다 더 들어가는데 소비하는 돈에 비해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지니 4개월만에 캐나다 뽕이 와장창 깨졌어요.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편리한 삶이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듯해요.
아이들은 공부스트레스가 1도 없으니 매일이 놀러가는 기분인듯 학교에 갑니다. ㅎㅎ
7개월동안 가방에는 온리 도시락만 챙겨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교에서 가져오는 학업물도 없고요..
신랑 말로는 '영어학습' 빼고는 생활면에서 한국보다 나은 것이 전혀 없다네요..
자연...?
아름다운 자연은 2-3개월이면 뽕이 빠집니다.
겨울 한번 찾아오면 그냥 자발적 올드보이 되는거에요.
근데 배달되는 군만두가 없는 더 잔인한 스토리... -_-
#칸쿤 비치팰리스 프라이빗 비치 전경
이렇게 아름답고 따뜻하고 에너지 넘치는 환경을 다시 접하고서야 각성하게 된 긍정딱지!
아. 이런 환경에 오니 나의 몸도 마음도 다르게 반응하는구나.
바이오리듬이 다시 살아나며 삶에 대한 의지도 다시 살아나더군요. 그렇게 더 긴시간 큰 돈 쓰며 불만족스럽게.. 우울하게 지내지 말고, 따뜻한 날씨 아래 할거리, 먹거리, 놀거리도 풍성한 말레이시아에서 여기 생활비 절반으로 지내자고 계획을 변경하게 됩니다.
칸쿤 할렐루야!!!!
우리집 하숙생.
분명 네식구 가족여행으로 온 것인데, 여기서 친구랑 형들을 사귀어서 같이 밥먹으러 다니고, 운동하러 가고, 수영하러 가고.. 오후 늦게야 룸으로 찾아들어오는 신기한 아들녀석..
캐나다 매니토바에서 온 형아랑 미국에서 온 형아 사촌들이랑 며칠을 붙어다니며 잘 놀았어요.
여기선 어른들이 딱히 결제해 줄 필요가 없이 그냥 올인클루시브로 이용하면 되니까 애들끼리 알아서 잘 먹고 놀더라구요.
극외향형 아들램입니다.
저도 E성향이라 사회활동을 해야 에너지가 쌓이는 편인데, 할게 없는 캐나다에서 무력감을 많이 느꼈더랬죠.
좁아터진 한인사회에서 말조심, 행동조심은 필수고...겉으로는 친절하지만 딱히 곁을 안내주는 캐내디언들의 문화도 점점 회의감이 들더라구요. 원래도 사람만나기 꺼려하고 혼자놀기 좋아하고 요리좋아하고 자연 좋아하시는 분들은 적응이 좀 쉬우실지도요. 다만 생활의 편리성, 인프라, 엔터테인먼트는 그냥 전무하다고 보면 됩니다. 주구장창 커뮤니티 센터와 월마트, 코스트코만 다니게 됩니다...
저는 다행히 나라 이동을 결정하고 난 후, 다시 티스토리 글도 쓰고 운동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복잡했던 심경을 아름다운 파도와 함께 흘려보내고 새로운 희망만 가슴 가득 채웠어요.
이게 바로 여행이 주는 최고의 선물 같아요.
나를 한번 더 리프레쉬 하면서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바라보게 해주니까요.
스크롤 압박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차피 제가 두고두고 꺼내볼 저의 블로그인지라 한장도 버리지 않고 몽땅 올렸어요.
지금 글 쓰는 이순간에도 사진을 통해 그때의 감성에 젖어듭니다.
이럴때 블로그하는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기억이 흐릿해질때 꺼내볼 추억이 있다는 것...
잠깐의 시간 투자로 아이들과 우리 가족의 한때를 돌아볼 수 있어요.
칸쿤에서는 모두가 행복해보였어요.
그래서 온 세상이 평화롭고 행복한 것처럼 포장되어 보였어요.
이렇게 힐링하는 여행을 종종 해주려면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열심히 살아야하는데 매일매일이 과도기 입니다.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어요.
단 4일만에 아이들은 시꺼먼스가 되었고 특히 큰아들은 화상처럼 볼에 수포가 올라오는 수준까지 되어서 등짝스매씽으로 멕시코 마사지를 체험시켜주고 잠시 구금. -_-
어쩌다보니 카리브해 사진으로 도배를 해버린 이번 스토리 ㅎㅎ
바다에 왔는데 내용은 산으로 가버린 스토리..
째뜬 칸쿤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