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겨울나기_커뮤니티센터, 도서관, 스케이트수업, 외식

2024. 2. 13. 01:48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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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보통의 일상 in 캐나다.

 

요즘 유투브 알고리즘이 자꾸 저를 역이민 주제로 이끄는데...

저는 이민생각이 없떠요. I love KOREA. -_-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또 우리부부 역시 쳇바퀴도는 삶을 벗어나 인생에 쉼표를 한번 찍고 또 다시 열심히 살아보자는 의지를 다지고자 이곳 캐나다에 오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의 여름,가을은 너무나 환상적입니다. 

여름이면 비치타올 한장들고 나가서 호수비치에서 물놀이하고, 가을이면 이게 액자인지 실화인지 가늠이 안 갈 정도로 아름다운 오색 단풍을 곳곳에서 보게 되구요. 외부활동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추억 쌓기 너무 좋은 캐나다에요.

 

그러나 캐나다의 겨울은 매우 지리합니다.

울 옆집 부내나는 할무니가 'dreary winter' 라고 하시면서 캐나다에서의 첫겨울인데 가까운 다른나라도 종종 여행하라고 일러주셨어요. 그도 그럴것이 옆집 할아버지 할머니는 11월에도 포르투갈서 한달 살다오시고 1월에 또 스페인으로 두달 살기를 떠나셨어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캐내디언들은 이런 방법으로 길고 지리한 캐나다의 겨울을 지혜롭게 지나가시는 듯 했어요.

 

저도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아.. 이게 캐나다 겨울이고 이렇게 우울하구나 느꼈거든요.

저의 베프는 20년전 노바스코샤주 PEI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시간을 회상하면서 자기는 정신병 올거 같았다며...캐나다라면 절레절레 했었는데;; 제가 와서 보니 왜그리 별로라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저와 비슷한 E성향에 맛집 좋아하고 밖에서 사람만나기 좋아하는 아이인지라.. 

 

겨울에는 오후 4시 반부터 해가 빠르기 지기 시작해서 5시면 온세상이 깜깜해요. 

가로등도 잘 되어 있지 않은 캐나다라.. 꼼짝없이 집에서 방콕입니다. 계속 눈왔다가 비왔다가 거리는 회색빛으로, 자동차는 까만먼지로 뒤덮이고... 길에서 사람을 볼수가 없어요. 마트나 커뮤니티센터에 가야 볼 수 있죠.

그렇게 단절된 생활을 하는데 생활비는 깨진 독에 물들이붓기 식으로 엄청 깨지고 원초적인 질문이 계속 뇌리에 때려박힐 수 밖에 없어요.

 

"나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지?"

 

 


#커뮤니티센터

 

 

 

 

한동안 지인들에게 겨울에 뭐하면서 지내냐고 물었어요.

캐나다에 정착한지 오래되었으니까... 어떤 묘안이 있지 않을까?하고요

 

버뜨...하나같이 말하는 동일한 대답.

"그냥 집에 있어~~ 이거에 익숙해져야해~ 어쩔 수 없어"

...

..

.

 

그나마 나가는 일이 장보러 가거나 커뮤니티센터에서 하는 수영,농구, 피클볼 프로그램들 다니는 일정이더라구요.

 

 

아.. 받아들여야 하는 구나.

슬리퍼 끌고 나가서 편의점 호빵을 사고, 떡볶이 순대를 사고, 만화까페를 가거나 찜찔방에서 노곤노곤 몸을 지지던 흔해빠진 한국에서의 일상이 너무나 행복한 일임으로 '올 차단된 인프라'를 경험하며 깨닫게 됩니다..

 

 

 

그래도 캐나다에서 아이들 영어는 좀 늘렸으니까 절반의 성공이랄까요?

아이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아요.

공부스트레스 1도 없고 9시 등교 3시 하교해서 태권도 하거나 커뮤니티센터가거나.. 그게 일상입니다.

겨울 스포츠 한 개는 해야겠다 싶어서 NTR에서 스케이트 강습을 끊었어요. 

매주 일요일에 한번씩 1시간 수업이고 총 8회 수업에 약 28만원정도 합니다.

수업받은 걸 바탕으로 커뮤니티센터에 있는 퍼블릭 스케이트(누구나 참여가능한 자유스케이트 시간)시간을 이용해 연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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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가 열악한 캐나다에서는 커뮤니티센터가 잘 되어 있는데요.

시청 앱에서 아웃도어 프로그램들을 등록해서 수업을 결제해도 되고, 이렇게 오픈수영, 오픈스케이트, 오픈짐을 이용할 수 있는 가족회원권을 끊어서 이용할 수 도 있어요. 저희도 별도의 특정프로그램을 찾아서 등록하지는 않았고 매달 CAD$72 정도를 지불하고 가족회원권을 이용하고 있어요. 4식구 사용하기에는 괜찮은 한달 비용이죠.

 

 

 

 

처음에서 눈내리는 풍경에 낭만을 느꼈는데 무려 6개월이 겨울인 캐나다에서 지내다 보니.. 쉽지않네요.

특히 저희는 경험을 위해서 잠깐 온거라 영주권 목표나 이민계획을 실천하고 있으신 가족들과는 느낌이 다를거에요.

이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곳에서 미래를 시작하기 위한 투자이자 도전일 수 도 있겠죠.

 

만약 캐나다 1-2년살기를 계획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저는 6개월도 충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무턱대고 1년치 월세 계약하고 오지 마시고 에어비앤비로 살아봐도 좋다고 생각해요.

 


#퍼블릭도서관

 

 

 

 

집에서도 핸드폰만 보게 할 수 없으니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다 봐요.

아이들 친화적인 도서관이 일반적이다 보니 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이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액티비티 활동도 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해요.

 

 


#스쿨 합창공연

 

 

 

 

아들들의 학교에서 음악의 밤 행사가 있었어요.

설레는 맘으로 참석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이크도 없이 그냥 반별로 일어나서 노래부르고 앉는걸로 끝.

관객석은 코앞이라 갓난애들은 울고 꼬마들은 뛰어다니고 엄마들은 잡으러 다니고 화내고 대환장 파티.. ㅋㅋㅋㅋ

이게 바로 캐나다 공립학교 서타일~~

하지만 저는 캐나다 와서 만족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이들 초등학교랍니다.

분교스타일의 우리학교가 너무 좋아요.

가족적이랄까?

마치 시골에있는 작은 분교같은 교정에 아이들도 무척 순수하답니다.

한국인이 단 한명도 없어서 작년 9월에 입학한 큰아들이 빠르게 영어가 늘었어요.

고작 5-6개월 인데 발음과 억양 따라하는거 보면 엄마빠가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유창한건 아닌데... 여기서 보낸 시간에 비해 많이 늘었다 느끼는거죠. 한국에서라면 불가능했을 일이고, 심지어 여기 오기전에 필리핀에서 3개월 연수를 했는데도 실력 향상은 완전 꽝이었거든요;;;

한국 애들이 천지니 매일 한국애들이랑 노느라.. 정신이 팔려서;;

 

 

 

 

 

애미닮아 외향적인 아들은 금새 적응했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매일매일 학교가는 것이 즐겁다고 해요.

학교 안가면 큰일나는 줄 알아요. 그나마 학교에 가야 애들이랑 놀기도 하고 숨통이 트일것 같긴 해요.

너무 할게 없으니까.. 하하.

 

학교생활에 적극 참여해서 'Courage' 상과 'Math' 상을 타왔어요.

한국의 수학교육수준은 캐나다보다 빠르잖아요?

아들은 수학으로는 반에서 제일 잘하는 거 같다면서 으쓱해해요. 한국에서는 핫바리 일텐데..-_-

지금을 즐겨라 아덜~ 

 

그렇다고 아예 수학을 놓고 있지는 않아요.

수학은 꾸준히 선행을 하고 있어서 한국에서는 올해 5학년 시작이지만 5학년 2학기까지 수학문제집을 다 풀었어요. 아빠가 꾸준히 봐주고 있습니다. 일단 수학, 국어는 많이 뒤쳐지지 않게 가정에서 하고 있는데 사회, 과학은

뭐. 망해쬬.

 


#외식 = 올유캔잇

 

 

 

 

아들이 자기 상장타왔는데 외식하면 안되냐고 하기에 저의 어린시절이 확 떠올르더라구요. 

또 한국에서는 거의 매일이 배달음식 아니면 외식이었는데.. 언제 이렇게 인색한 엄마가 되었지 싶어서.. ㅜㅜ

그래서 기분이다! 하고 스시레스토랑으로 왔어요. 그나마 외식으로 평타는 치는 것이 '올유캔잇' 이거든요. 외식할만한 레스토랑 자체가 별로 없고 있어도 외식비가 상당하며 거기에 세금 13%추가되고, 팁으로 15-18%을 주어야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은 금액의 30%정도를 더내야하는 캐나다~

 

12만원어치 먹으면 4만원정도가 그냥 더붙는 캐나다 입니다.

이러니 장을 봐도, 쇼핑을 해도, 외식을해도 만족도가 떨어져요.. 그저 집밥으로 생활비를 아끼게 되고 그러다 보니 우울해지고 현타오고... 한국에서는 부족함 없이 살았는데.. 참.. 여기서는 한달에 500-600만원을 써도 거지같이 살아야 하는 구나 싶어서 멘탈이 쿠크다스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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